역지사지 마인드, 어차피 자기만 아는 가게 사장님에겐 소용없을 조언

의도가 좋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는데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역지사지’ 는 도덕적 개념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도덕이란 녀석은 조금은 애매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지만, 꼭 지키지 않더라도 상관없는 면에서 말이죠. 가끔씩은 도덕을 지킴으로써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만 같은 상황도 자주 맞이하게 됩니다.

장사는 기본적으로 이타적인 행동으로 수익을 내는 것인데요. 사실 이타적인 행동은 본심이 반대라고 할지라도 티가 잘 나지 않죠.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뉴스에서 자기 이익을 최대한 챙기려고 손님을 속이거나 기만하는 행위를 하다가 단속에 걸린 불량 사장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접하곤 합니다.

현재는 방송이 끝났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역지사지 초심을 지키지 못하고 장사하는 가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장사해도 괜찮은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으로 운영하는 가게일명 빌런 가게가 나오면, 다음날 최대 이슈화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뉴스와 골목식당에서는 해당 사장님들에게 마이크를 내밀면서 “왜 그러셨나요?”식의 질문을 합니다. 그럼 대부분 비슷한 답변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상황이 이러저러해서’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역지사지’ 초심을 지킨다는 것, 넘나 어려운 것;;

전에 발행한 콘텐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역지사지 마음은 장사의 기본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언급하면 잔소리처럼 들리기만 하는 것이 ‘역지사지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입니다.

이렇듯 역지사지 마인드는 당연해서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당연히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손님이 가게에 방문해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는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해야 합니다. 그건 바로 역지사지 마인드를 ‘꾸준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죠. 몇 번 하다 말면 ‘이 가게 변했네’라면서 손님은 더욱 실망하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선한 의도를 가졌냐’ 보다 ‘꾸준히 유지했느냐’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사장님이라면 알고 계실 겁니다. 가게가 롱런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역지사지라는 것을요. 그런데 그 마음을 왜 끝까지 갖고 가기 어려운 것일까요?

사람의 의지는 물에 녹는 휴지와 같다.

사람의 의지를 믿으시나요? 저는 믿지 않습니다. 아니, 제 의지를 믿지 않는다고 하는 게 정확하겠네요.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벌써 십수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군대 제대를 1주일 앞둔 병장의 기분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열정에 가득 찬 마음에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죠.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돈도 열심히 벌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이죠. 이렇게 엿같은 군생활에서 벗어나면 정말 다른 삶을 살거라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속의 내 모습이었습니다. 거짓말처럼 군 입대 전의 삶으로 돌아가는데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대한 대부분의 예비역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넉넉하게 치더라도 길어야 1달 정도면 완벽하게 원상복구 됩니다.

사람의 의지는 물에 녹아 없어지는 휴지와 같습니다. 그래서 ‘역지사지로 장사를 하겠다’는 초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것이죠.

초심은 시스템으로 지켜진다.

사람의 의지란 이렇게 무너지기 쉬운 것이기 때문에 목표, 계획 수립과 같은 개념들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정 줄 놓지 않고 의지를 실행으로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죠.

결국 초심대로 행동하게 강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영업 사장님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가게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가게 될까요?

처음엔 희망에 차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냅니다.

가게를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는 묘한 긴장감으로 영업을 하시곤 하더라고요. ‘장사가 안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과’ 대박 나면 좋겠다’는 희망감이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 사장님들은 쪽박 날 생각으로 창업을 하진 않죠. 어떻게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일상을 보내려고 노력하실 거예요.

일상이 굴러가면 패턴이 됩니다.

하루하루 묵묵히 굴러 돌아가는 일상이 무서운 건 바로 ‘쌓여간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티 안 나게 쌓여가죠. 이렇게 쌓여가는 것은 선과 악을 따지지 않아 더 무섭습니다. 좋은 원인도 쌓여가고, 나쁜 원인 역시 묵묵하게 쌓여갑니다.

이렇게 일상은 패턴화가 이루어집니다.

패턴은 시스템으로 바뀌어갑니다.

패턴이 시스템으로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인간의 본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적용해보려는 사람의 본성 말이죠. 그래서 여러 행동 패턴 중에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기고, 반대의 것은 버립니다.

이런 식으로 필터링을 거쳐 최적화되면, 이후에 남겨진 행동 패턴 모음이 시스템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간의 수정이 가해지겠죠?

‘역지사지’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잘 굴러가는 것인지에 대해 말이죠. 여기에 그 체크 포인트가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점점 완성되어가는 가게 시스템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질문을 수시로 해보면서 시스템 점검을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가게 시스템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 질문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가게 시스템이 사장님에게 편한 것인지,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봤을 때 어떤가요? 왠지 모르게 도덕을 지키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양심의 찔림이 살짝 느껴지는 건 아니겠죠? ;^)

간판다는날을 운영하고 있는 제 경험상 시스템 결과값이 달라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장님이 효율적인 것을 추구했느냐, 아니면 효과적인 것을 추구했느냐의 차이인 것이죠. 무엇을 지향하느냐의 이 간단한 선택에 따라 어떤 곳은 ‘사장님에게 최적화된 가게’가 되고, 또 다른 곳은 ‘손님에게 최적화된 가게’가 됩니다.

왜 이렇게 되는 것일까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행동은 똑같은데… ‘효율적’과 ‘효과적’이 뭐 그렇게 다르다고 이런 차이를 만들어낼까요?

‘효율적’ vs ‘효과적’

‘효율적’과 ‘효과적’은 언뜻 보면 비슷한 말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먼저 사전 정의를 살펴볼까요?

  • 효율적 : 들인 노력에 비해 얻는 결과가 큰
  • 효과적 : 어떤 목적을 지닌 행위에 의하여 보람이나 좋은 결과가 드러나는

아무리 쉬운 단어도 사전에 등록된 내용을 읽으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죠 ㅎㅎㅎ. 이걸 조금 더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효율적 : 사장님 편한대로 하는 것
  • 효과적 : 손님에게 좋은 방향대로 하는 것

머리로는 이해한단 말이예요…

그리 어렵지 않은 개념입니다. 그렇지만 이게 쉽지 않습니다. 저도 경험해봤는데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머리로는 100% 이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일에 치여서 정 줄 놓고 본능대로 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의 본능이 작동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비즈니스는 투자와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기본은 무엇이죠? 예, 그렇습니다. 내 자원돈, 시간, 에너지은 최소한으로 넣고 최대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사장 친화적인 효율적 시스템이 가게에 자리 잡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 그렇다고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전혀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효율’과 ‘효과’가 적정비율로 섞여 있어야 효과적인 것이죠. 한마디로 효율성은 뭔가 빠진 것 같은 음식에 살짝 털어 넣는 라면 수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마무리 정리!

오늘은 ‘역지사지’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으로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기억하고 계시죠? 마음보다 더 중요한 건 행동으로 꾸준히 옮기는 것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습자지 같은 의지를 이기고 행동을 꾸준히 옮길 수 있는 방법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는 것도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결의 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사장님 친화적이냐, 손님 친화적이냐가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효율과 효과의 비율을 2:8에서 3:7 정도로 가져가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제 주장에 동의하신다 하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습니다. 중간에 해이해져서 굴곡이 있을 수도 있죠.

우리 모두 그렇잖아요? 목표는 세웠지만 며칠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돼버린 경험 말이죠.

그러니 단기적인 상황에서 힘을 빡! 하고 주려고 하지 마세요. 길게 보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체 기간으로 봤을 때 꾸준하게 마음을 컨트롤하는 것이 포인트겠죠. 단기적으로는 요동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을 그리는 나스닥NASDAQ, 미국 주식 같은 그래프를 그려봐야 하는 것이죠.

이상 로컬파운더랩의 이자빠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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