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간판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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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판다는날입니다 🙂
좋은 간판제작을 위해서는 간판제작에 관한 많은 경험뿐만 아니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간판의 흐름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저희는 다양한 동네의 간판에 관한 이야기들을 저희만의 시선으로 풀어 나가려고 합니다.
간판에 관한 정보와 동네의 분위기, 인기 있는 가게의 이야기까지 유익한 정보를 담아내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간판 스케치 첫 번째 이야기.
지난 주말 다녀왔던 ‘힙’한 동네 ‘성수동’의 간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종류의 간판들이 있었을까요?
성수동은 1960년대부터 점포형 공방들이 모여 작은 공장지대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값싸고 쉽게 지을수 있는 붉은 벽돌로 지어졌고 현재도 주거 지역의 건물 68%가 붉은 벽돌로 지어졌습니다.

이에 지난 1월 서울시와 성동구는 서울숲 북측 주거지를 ‘붉은 벽돌 마을’시범 대상지로 지정하고 지역의 건축 자산으로 보전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붉은 벽돌 마을’을 성수동을 상징하는 새로운 브랜드 명소로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큰 건물이 즐비한 강남에서 버스를 타고 다리만 하나 건너면 붉은 벽돌의 공장 지대가 나타납니다. 카페, 공방거리, 수제화 거리로 유명한 성수동은 위로 높게 뻗은 건물 대신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건물들이 더 많습니다. 골목길 곳곳에 나타나는 공방과 카페들 덕분에 천천히 걷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TIGER POOL(타이거풀)




성수동 루프탑 맛집으로 유명한 타이거풀(Tigerpool)입니다. 붉은 벽돌 건물이 많은 성수동에서 독특하게도 회색빛 벽돌의 건물이었습니다. 가게 내부나 메뉴를 보기 전엔 사실 어떤 가게인지 구분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로고만 봤을 땐 자동차 브랜드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회색빛 벽돌에’ TIGERPOOL’이라고 쓰인 실버 간판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적당한 사이즈의 스카시 채널 타입 간판이 건물과 잘 어울렸습니다. 건물 자체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독특한 간판보다 포인트가 많지 않고 오히려 전체적인 가게 인테리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간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JACK AND CLIPPER


JACK AND CLIPPER라는 이발소입니다. 외관만 보기에는 이발소인지 카페인지 구분하기 어렵겠죠? 유럽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발소 간판입니다. JACK이라는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100% 예약제 프라이빗 이발소라고 합니다. 독특함에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대림창고




쭉 걷다 보니 성수역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대림창고를 만났습니다. 대림창고는 옛 정미소와 공장 부자재 창고 등으로 사용하던 공간을 재정비해서 만든 카페 겸 갤러리입니다. 길 건너편에서 보니 건물 옆쪽의 돌출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전 간판을 그대로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씨체나 프레임이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밖에서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아 들어가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그리고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넓고 높은 공간에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대림창고는 갤러리 겸 카페입니다. 컬쳐 플랫폼이라고 쓰인 ‘CO:LUMN’이라는 철로 제작된 작은 간판이 마치 원래 존재했던 것처럼 붙어있었습니다. 철제 부식 간판이라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간판만 보아도 이 공간이 어떤 의미로 제작된 곳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대림창고 갤러리의 인기는 성수이로 유동인구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46년 전통의 낡은 폐창고를 훼손하지 않고 빈티지 감성이 듬뿍 느껴지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적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AESAN(바이산)


대림창고 바로 옆에 붙어 있었던 갤러리겸카페 ‘BAESAN'(바이산)입니다. 813을 중국어로 발음한 것이라고 하네요 🙂 이곳은 대림창고와 같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예술작품과 음악, 음료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공장을 개조한 곳 답게 내부는 매우 넓고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났습니다.
바이산의 간판은 네온간판이었습니다. 성수동 카페거리에서는 꽤 독특한 간판 중 하나였습니다. 사이즈가 작아서 낮에는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밤이 되면 네온간판의 존재감은 확 드러납니다. 큰 건물들 사이에서 바이산의 간판은 유독 빛나지 않을까요?

SU ; PY (수피)



대림창고 건너편에 위치한 SU:PY(수피) 편집샵입니다. 과거 인쇄공장이었던 1층과 봉제공장이었던 2층을 모두 활용하고 있는 이곳은 특별한 간판은 없습니다. 외벽에 쓰인 상호와 입간판, 독특한 입구가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유가 있겠죠? 맞은편 대림창고처럼 붉은 벽돌 건물 자체가 주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 건물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하고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것입니다.
건물 자체가 포인트이기 때문에 굳이 간판까지 힘을 주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zagmachi(자그마치)




2013년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카페 ‘zagmachi’입니다. 대림창고와 함께 성수동 카페거리의 시작을 알린 곳이라고 합니다. 흰색 벽돌 건물에 검은색 간판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맨 위쪽에 소개했던 ‘TIGERPOOL’처럼 베이스 간판을 만들지 않고 외벽에 바로 고정시켜 시공했습니다.
최대한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건물의 대조색 사용과 가게 옆 분홍색으로 크게 쓰여있는 ‘Z’ 문구만으로도 충분히 가게의 존재감을 나타냅니다.
성수동 간판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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